안녕하세요, 노무법인 삶입니다.
근로기준법 23조 1항은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다”고 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용자는 근로계약기간을 설정하고 반복갱신하면서 필요한 경우 “기간만료”를 통지해 해고제한규정을 회피하기도 합니다. 이에 1994년 판례는 “갱신기대권”이라는 새로운 법리를 제시해 이러한 법의 공백을 메웠습니다.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기대권이 있다면, 갱신거절을 합리적 이유 없이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2016년 판례는 단순히 기간제 계약의 갱신을 넘어서 무기계약으로의 전환까지 인정되는 “정규직 전환 기대권” 법리를 제시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정규직 전환 기대권의 내용과, 인정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왜 나왔나요?
정규직 채용 이전에, 기간제로 일정한 근무기간을 두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전환을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할지는 강행규정 위반이 아닌 한 사용자의 재량이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정규직 전환을 기대하고 있는데 기간만료 통보를 받아 부당하다고 느낄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기존의 법으로는 구제가 어렵기 때문에, 대법원은 “정규직 전환 기대권” 법리를 제시합니다.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뭔가요?
정규직 전환 기대권
근로관계상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됐다면,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됩니다. 따라서 근로자는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판례 원문 (2014두45765)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
합리적 이유
다만 사용자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 정규직 전환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대권이 인정되는 이상, 거절의 합리적 이유는 사용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즉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판단할 증거가 없다면,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것으로 취급됩니다.
판례 원문 (2015두44493, 2019누60914. 갱신기대권 판례이나 동일하게 적용됨.)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전환 거절시 서면통지를 해야 하나요?
근로기준법 27조는 해고시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부당해고로서 해고가 무효가 됩니다.
다만 판례는 정규직 전환 거절은 서면통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더라도 전환 거절이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판례 원문 (2021두45114, 2024구합90160. 갱신기대권 판례이나 동일하게 적용됨.)
기간제 근로계약은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종료하는 것이므로 갱신 거절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야 할 필요성이 해고의 경우에 견주어 크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까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준수하도록 예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 사례가 궁금해요
노무법인 삶에서 정규직 전환 기대권을 인정받았던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에서 노동자는 정규직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했으나, 1년의 계약직으로 우선 계약했습니다. 그런데 기간 만료 후 자격증 미취득을 이유로 정규직 전환이 거부되고 기간만료 통지를 받았습니다. 정규직 전환의 요건이나 절차에 대한 명확한 근거규정은 없었기에,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이 있음부터 입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노동위원회는, 내부규정, 내부인사문건, 계약직 도입의 경위, 계약만료 통보의 경위, 사업장 내 다른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격증을 취득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되리라는 신뢰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됐습니다.
그 다음으로 사용자의 전환 거부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됐습니다. 노동위원회는 이에 대해서도 이에 대한 입증책임은 사용자에게 있음에도 자격증 취득이 전환의 조건이라는 것을 노동자가 알았다는 증거가 없는 점, 자격증 조건 자체의 합리성, 추후 자격증 취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전환 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에서 사용자의 기간만료 통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가 됐고, 노동자는 계약직에서 벗어나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행정소송에서 이러한 노동위원회의 결정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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